2012년 7월 14일 토요일

페로제도를 가기로 마음먹다

그러니까 왜 갑자기 (다행스럽게도) 페로제도가 떠올랐는지는 모르겠다.

2004년, 지붕이 잔디로 덮혀있는 돌집 사진 한장에 마음을 빼앗겨, 가보고 싶은 곳 목록에 적어두었다. 그땐 일 년 안에 가게 될거라고만 생각했다. 하루가 한달이 일년이 점차 가속도가 붙어 휙 지나갔다.  바쁜 (지랄맞은) 생활에 쫒겨 그런 소망이 있었는지조차 기억 너머 까마득히 사라진지 오래. 어느날 문득 페로제도가 다시 떠올랐고, 2004년도의 그 기록을 찾아냈다.

뒷골이 땡겼다. 하고 싶은 뭔가가 있었다는것조차 까먹는다는건 진짜 너무 불쌍한 인생이잖아.  8년 ! 가겠다고 맘먹고 8년이 지나도록 못 이루다니. 올해는 내가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무슨 짓을 하더라도 페로제도 땅을 밟는다고 정했다. 페로제도가 중요한게 아니라,  살풀이 굿이라도 하듯 그렇게 내 마음의 빚을 지우지 않으면 내 인생은 앞으로도 꼬이고 꼬이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길을 브레이크 고장난 듯 달리다가 어이없게 푹 꼬꾸라질 것 같았다.

그래서,
간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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